2009년 당시...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엔씨소프트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투자 관점으로 결과는 보시다시피 완전히 틀린 판단,

오늘의 이야기는 대박주를 놓친 실패담이다 

 

결과적으로는 틀렸지만 지금도 엔씨소프트의 사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한 명의 유저로써 엔씨의 게임을 워낙 안 좋게 평가하다 보니 투자 관점으로도 도통 좋게 볼 수가 없다) 

 

엔씨의 주력은 리니지 1 이였는데 

리니지 1을 베타테스트부터 해봤지만 결코 잘 만든 게임이 아니었다 

출시 당시는 거의 온라인 게임의 기본 뼈대만 있던 수준이었고 오히려 바람의 나라 등 다른 게임들이 볼륨은 훨씬 풍부했다 

 

리니지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당시 기준으로는 그래픽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해가 좀 안되는 이야기지만 당시 평면 느낌의 2D 그래픽 게임들 사이에서

리니지만 6~7 등신의 현실감 있는 캐릭터에 3D 느낌의 그래픽이 성인 유저층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당시에는 그래픽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았으므로 리니지를 3D라 하는 유저들도 있었다

당연히 지금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모든 묘사는 당시 기준이다 

리니지는 초기에는 그래픽 덕을 많이 보았다 이후 공성전 등의 경쟁 시스템, 페이투 윈의 이해하기 쉽고 유저 성향에 잘 맞는 게임방식 등이 성공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나는 리니지의 성공이 순전히 운이라고 보았다

유저들은 리니지와 엔씨에 대해 항상 불만이었다 

물론 운영에 대해 칭찬받는 게임회사는 거의 없다 어떤 게임이건 유저들은 언제나 불만이 많다

하지만 정액제 게임에 유료 결제 시스템까지 추가되는 등 심하게 과금을 유도하는 운영방식은 반감이 매우 심할수밖에 없었다    

 

"더러워서 접는다, 

이젠 진짜 끝이다, 

그동안 즐거웠다" 

 

리니지 게시판에 가면 항상 있던 불만들... 그곳만 보면 리지니는 언제나 곧 망할 것처럼 보였다  

 

출시한지 10년도 넘은 게임을, 돈독 오른 운영이라고 매일 욕만 먹는 게임을 누가 계속할까 싶었다 

무엇보다도 주변 어린 친구들이 리니지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하도 유명하니 나도 좀 해볼까 하다가도 몇 시간을 채 못 버티더라 

기존 유저층 중 이탈자는 생기는데 신규 유저는 없었다 

과연 이 게임이 오래갈 수 있을까?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오래가고 있다

 

게다가 리니지 M이라는 신작으로 눈을 의심케 하는 실적을 내면서 단순히 오래만 가는 것이 아닌 오히려 더 크게 성공하고 있어 보이기도 한다

 

내가 가장 간과한 것은 리니지 유저층의 충성도를 너무 우습게 본 것이었다 

리니지의 유저층은 어떤 고객층들보다도 돈이 많고 또 많은 돈을 아낌없이 쓸 준비가 된 엄청난 충성고객들이었다 

그리고 그 어떤 다른 업종보다도 수익성이 말할 수 없이 높았다 

 

예를 들어 애플의 충성고객이라고 해봤자 소비에는 한계가 있다

매년 아이폰을 새로 산다고 하여도 1년에 100만 원 남짓이며 아이패드 등 이것저것 산다고 해도 기백 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리니지는 한 달에도 수천만 원, 시작할 때 억 단위 이상을 쓸 준비가 되어있는 유저들도 많이 있다 

리니지를 위한 소비에는 거의 한계가 없는 수준이지만 원가는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이것이 애플에 비해서는 터무니없이 좁은 고객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큰 이익을 내고 있는 비결이다 

 

또한 엔씨는 어떤 판을 만들어주고 어떻게 서비스해야 하는지 본인들의 포지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기업이다 

유저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의미이든 부정적인 의미이든 게임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는 대단히 축척한 회사라 할 수 있다 

 

엔씨보다 더 효율적으로 돈 버는 회사가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 투자를 했어야 하는 기업이었다 

이 투자를 놓친 이유는 투자대상이 아닌 그 이상의 감정이입을 했기 때문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주가와는 별개로 엔씨소프트라는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세상에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인지 의문이라는 점

그리고 더 많은 연령층, 더 많은 유저층을 확보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느냐 하는 점에서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이 포스팅의 초고를 쓰고 올리기까지 3주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사이 엔씨소프트는 10%가량 더 상승하였다 

수익을 보신 분들에게는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주식투자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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